콘텐츠의 양이 아니라, 사고의 구조에 관한 이야기
왜 어떤 뉴스룸은 인용되고, 어떤 뉴스룸은 지나쳐지는가
많은 기업이 뉴스룸을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도 꾸준히 발행한다. 보도자료는 정기적으로 올라오고, 캠페인 소식과 기업 활동도 빠짐없이 정리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할 일은 다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AI 검색 엔진이나 대화형 AI가 기업을 참고하는 과정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어떤 기업의 뉴스룸은 반복적으로 인용되고, 어떤 뉴스룸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ChatGPT에 “에너지 기업의 탄소중립 전략”을 물으면 특정 에너지 기업의 뉴스룸이 계속 참고 자료로 제시된다. 같은 산업의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인용되는 곳은 늘 비슷하다. 이 차이는 콘텐츠의 수나 최신성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술 설정의 유무에서도 결정되지 않는다.
AI가 뉴스룸을 판단하는 기준은 훨씬 단순하면서도 구조적이다. AI는 뉴스룸을 게시판이 아니라 하나의 ‘사고 체계’로 인식한다. 그리고 그 사고 체계가 얼마나 명확하게 드러나는지를 본다. AI가 이해하기 쉬운 뉴스룸에는 공통적으로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조건 1. 뉴스룸은 ‘무엇에 대해 말하는 곳’인지 명확해야 한다
기업 뉴스룸을 보면 다양한 주제가 뒤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신사업, ESG, 인사 제도, 사회공헌, 캠페인, 행사 소식까지 모두 중요하다. 문제는 이 다양성이 곧바로 뉴스룸의 강점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 독자에게는 풍부해 보일 수 있지만, AI에게는 뉴스룸의 정체성을 흐리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AI는 뉴스룸을 개별 글의 집합으로 읽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화자가 무엇을 반복해서 말하는지를 본다. 같은 주제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유사한 질문이 여러 각도에서 설명될 때 AI는 그 뉴스룸을 특정 분야에 대해 일관된 관점을 가진 출처로 인식한다. 반대로 주제가 계속 바뀌고 각 글이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 AI는 그 뉴스룸을 ‘정보는 많지만 방향성은 없는 공간’으로 이해한다.
AI에게 이해하기 쉬운 뉴스룸은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말하는 곳이다”라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에너지 기업은 에너지 산업의 구조와 변화를 반복해서 설명하고, 기술 기업은 기술이 만들어내는 맥락과 선택의 이유를 지속적으로 해석한다. 이 반복이 쌓일수록 뉴스룸의 정체성은 명확해지고, AI는 그 정체성을 신뢰하게 된다.
이 차이는 실제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GS칼텍스 미디어허브의 상위 태그를 보면, 그린트랜스포메이션, GX, ESG, 탄소중립처럼 하나의 에너지 전환 맥락에 속한 키워드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뉴스룸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하나의 질문을 여러 각도에서 장기간에 걸쳐 설명해왔다. 각 글은 접근 방식만 다를 뿐, 같은 주제를 계속 다룬다. AI는 이런 반복을 전문성의 신호로 읽는다.
반면 주제가 매달 바뀌는 뉴스룸은 각 글이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AI에게는 단발성 정보로 인식되기 쉽다.
조건 2. 뉴스룸은 ‘정보’가 아니라 ‘이해의 흐름’을 제공해야 한다
AI가 선호하는 콘텐츠의 형태는 의외로 단순하다. 대부분의 경우, 신뢰받는 콘텐츠는 비슷한 설명 구조를 반복한다. 먼저 개념을 정의하고, 그 의미를 해설하며, 이후 맥락이나 사례로 확장한다.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AI는 해당 콘텐츠를 ‘설명 가능한 지식’으로 인식한다.
많은 기업 뉴스룸 콘텐츠는 이 흐름의 일부만을 제공한다. 결과만 나열하거나 선언만 제시하거나 맥락 없는 수치를 전달한다. 이런 콘텐츠는 순간적으로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AI가 참고하기에는 불완전하다. AI는 단편적인 사실보다 설명이 이어지는 구조를 신뢰한다.
이 구조는 한 편의 글 안에서 완성될 수도 있고, 여러 편의 글에 걸쳐 만들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뉴스룸 전체를 관통하는 설명 방식이다. 특정 기술이나 전략을 다룰 때마다 비슷한 정의와 해설이 반복되고, 이전 글에서 다룬 맥락이 다음 글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뉴스룸은 하나의 ‘이해의 흐름’을 갖게 된다. AI는 바로 이 흐름을 읽는다.
이 설명 구조가 반복될 때, 뉴스룸은 비로소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AI가 보는 것은 바로 이 ‘쌓이는 방향’이다.
조건 3. 뉴스룸은 ‘현재’가 아니라 ‘누적’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AI는 최신 글 하나만 보고 기업을 판단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사고가 축적되어 왔는지를 본다. 따라서 AI에게 이해하기 쉬운 뉴스룸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보다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말해왔는가’를 보여주는 구조를 갖는다.
최신순으로만 정렬된 뉴스룸은 과거의 설명을 쉽게 잃어버린다. 이전 글이 현재 글과 분리되어 있고, 한 번 다룬 주제가 다시 호출되지 않는다면 뉴스룸은 매번 새로 시작하는 공간처럼 보인다. 이는 인간 독자에게도 불친절하지만, AI에게는 특히 불리하다.
AI가 신뢰하는 뉴스룸은 시간이 지날수록 설명이 더 단단해지는 구조를 가진다. 과거의 글이 현재의 글을 뒷받침하고, 현재의 글이 과거의 글을 다시 호출한다. 이렇게 축적된 맥락은 AI에게 이 뉴스룸이 일관된 사고를 지속해왔다는 신호로 전달된다. AI에게 좋은 뉴스룸이란, 최신 글이 아니라 가장 오래된 글까지 설명의 일부로 작동하는 뉴스룸이다.
시리즈, 주제 묶음, 연관 콘텐츠 구조는 운영의 문제가 아니다. 누적을 전제로 한 설계의 문제다. 이 설계가 갖춰진 뉴스룸만이 AI에게 지속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출처로 인식된다.
세 가지 조건은 각각이 아니라, 함께 작동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말하고, 그 설명이 정의–해설–확장 구조를 따르며, 시간이 쌓일수록 맥락이 단단해질 때 뉴스룸은 비로소 하나의 사고 체계로 보인다. AI는 바로 이 지점을 기준으로 뉴스룸을 평가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뉴스룸은 더 많은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같은 질문을 더 오래, 더 정교하게 다룬다. 그리고 그 축적이 AI에게 신뢰 신호로 전달된다.
우리 뉴스룸은 무엇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고 체크리스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대신 세 가지 질문만 던져보면 충분하다.
- 우리 뉴스룸은 어떤 주제를 가장 많이 설명하고 있는가.
- 그 설명은 정의에서 시작해 해설과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 그리고 2년 전의 글이 오늘의 글과 연결되어 있는가.
만약 세 질문 모두 “아니오”라면, 지금부터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3개월간 그 주제만 다루어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오래 고민해온 주제면 충분하다. 그 주제를 정의하고, 해설하고, 확장하는 글을 차례로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뉴스룸의 구조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AI 시대의 뉴스룸은 더 많이 말하는 공간이 아니다. 더 오래, 더 일관되게 사고를 남기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구조는 지금도 설계할 수 있다. 기업 뉴스룸 구축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