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 처음 맡았을 때 해야 할 것들

2026년 02월 02일

“우리 회사 홈페이지 좀 새로 만들어봐요.”

마케팅팀이든 홍보팀이든 디지털커뮤니케이션팀이든, 갑자기 이 업무를 맡게 된 순간의 당혹감은 비슷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업체와 이야기할 수 있는지 — 검색을 시작하지만 나오는 정보는 너무 많고, 무엇이 우리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홈페이지 리뉴얼 프로젝트를 관찰하며 발견한 것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와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의 차이가 “어떤 업체를 선택했는가”보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무엇을 정리했는가”에서 갈렸다는 점이다.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 첫 출발은 무엇부터인가?”

업체 포트폴리오를 보기 전에, 견적을 받기 전에, 심지어 상사에게 예산을 요청하기 전에 —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많은 담당자가 빠지는 함정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를 처음 맡은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취하는 접근 방식이 있다. 그리고 그 방식은 대부분 프로젝트를 복잡하게 만든다.

함정 1: 디자인 레퍼런스부터 모으기 시작한다

“경쟁사 홈페이지 캡처해서 PPT로 모아놓았습니다.”

디자인이 예쁜 사이트를 찾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디자인이 왜 좋은지, 우리 회사에도 적합한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디자인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우리는 왜 홈페이지를 만드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이 뒤로 밀린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예쁘지만 목적 없는 사이트가 만들어진다.

함정 2: ‘전면 리뉴얼 vs 부분 수정’만 고민한다

“지금 홈페이지 고칠까요, 아예 새로 만들까요?”

이 질문은 너무 이르다. 지금 홈페이지의 무엇이 문제인지, 새 홈페이지로 무엇을 해결하려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뉴얼 범위를 정하면 프로젝트 중간에 계속 범위가 바뀐다. “이것도 추가하면 좋겠다”, “저건 빼도 될 것 같다”는 논의가 반복되고, 일정과 예산은 흔들린다.

함정 3: 업체에게 모든 것을 맡기려 한다

“전문가니까 업체가 알아서 제안하겠지.”

제작 업체는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알지 못한다.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경쟁 환경이 어떤지, 내부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업체는 우리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만 제안할 수 있다. 정보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업체는 “일반적인 기업 홈페이지”를 제안할 수밖에 없다.


업체 문의 전,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들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는 업체를 선택하는 순간이 아니라, 다음 질문들을 정리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1. 우리는 왜 지금 홈페이지를 만드는가

리뉴얼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내내 방향이 흔들린다. “오래되어서”, “디자인이 구려서”는 목적이 아니라 증상이다. 진짜 이유는 그 이면에 있다.

비즈니스 방향이 바뀌었을 수 있다. 기존에는 B2B만 했는데 이제 B2C로 확장하려 한다거나, 신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 홈페이지에는 그 내용이 없다거나. 타겟 고객층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기존 고객만 방문했는데, 이제는 투자자나 구직자도 홈페이지를 보기 시작했다. 검색 엔진에서 우리 회사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있을 수도 있고,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성이 떨어져 방문자가 이탈하고 있을 수도 있다.

목적이 명확해야 프로젝트 중간에 “이것도 넣어야 할 것 같다”는 요구가 나왔을 때, “그것이 우리 목적과 맞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목적이 없으면 모든 의견이 동등해 보이고, 결국 모든 것을 담으려다 아무것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이트가 된다.


2. 우리 홈페이지의 주 이용자는 누구인가

기업 홈페이지는 동시에 여러 대상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잠재 고객도 봐야 하고, 기존 고객도 봐야 하고, 투자자도 봐야 하고, 구직자도 봐야 하고, 언론도 봐야 한다. 그래서 모든 정보를 메인에 나열하게 되고,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묻힌다.

성공적인 기업 홈페이지는 명확한 우선순위를 갖는다. 1순위 방문자가 누구인지 정하고, 그들이 우리 사이트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지, 방문 후 어떤 행동을 취하길 바라는지를 명확히 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구조와 콘텐츠를 설계한다.

GS칼텍스 미디어허브는 일반 소비자에게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 명확함이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어떤 톤으로 쓸지, 어떤 구조로 정보를 배치할지 전체를 일관되게 만든다. 반면 목표가 모호한 사이트는 페이지마다 톤이 다르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방문자도 담당자도 헷갈린다.


3. 현재 홈페이지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디자인이 오래되었다”는 가장 흔한 리뉴얼 사유지만,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 증상이다. 오래된 디자인 이면에 진짜 문제가 있다.

검색 엔진에서 우리 회사명으로 검색했을 때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다면, 디자인을 바꿔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SEO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모바일에서 메뉴를 찾기 어렵고 정보를 읽기 불편하다면, 이는 반응형 구조의 문제다.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이는 정보 구조(IA)와 콘텐츠 전략의 문제다.

또 다른 흔한 문제는 업데이트의 어려움이다. 담당자가 직접 수정할 수 없어서 사소한 변경에도 외부 업체에 의뢰해야 하고, 비용과 시간이 들어 결국 업데이트를 포기한다. 홈페이지는 점점 낡아가고, 방문자는 “이 회사 영업하는 거 맞나”라는 인상을 받는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디자인 리뉴얼이 아니라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 도입이다.

진짜 문제를 찾지 못하면, 디자인만 새로 했는데 여전히 검색 노출이 안 되거나, 예쁘게 만들었는데 담당자가 수정할 수 없어 또 방치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4. 내부 의사결정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는가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가 중간에 난항을 겪는 가장 흔한 이유는 의사결정 구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담당자가 열심히 진행하다가 중간에 “사장님이 이렇게 바꾸래요”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일정이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최종 승인권자가 누구인지, 주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를 프로젝트 시작 전에 명확히 해야 한다. IR팀은 투자자 정보 노출을 원하고, 채용팀은 채용 페이지 강화를 원하고, 사업부서는 각자의 제품 소개를 원한다. 이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사이트는 백화점이 된다.

누구의 의견을 우선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내부 조율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 더 큰 문제는 최종 단계에서 “이사님이 처음 보시고 전부 다시 하래요”라는 상황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주요 의사결정권자를 초기부터 참여시켜야 한다.


5. 예산과 일정의 현실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예산은 얼마 정도 생각하세요?”라는 업체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담당자가 많다. 예산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상사가 “알아서 적당히”라고 했거나, 시장 가격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홈페이지 제작 비용은 제작 방식, 포함 범위, 페이지 볼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임웹이나 카페24 같은 솔루션을 쓰면 월 구독료로 해결되지만, 디자인과 기능에 제약이 있다. 워드프레스 기반 템플릿 커스터마이징은 중간 수준의 비용으로 어느 정도 맞춤이 가능하다. 완전 맞춤 개발은 비용이 높지만 우리 회사만의 고유한 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일정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까지 오픈해야 한다”는 요구와 “내년 초 오픈 예정”은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다. 일정이 촉박하면 기획과 디자인에 쓸 시간이 줄어들고, 결국 퀄리티가 떨어진다. 현실적으로 기업 홈페이지는 기획부터 오픈까지 최소 2~3개월은 필요하다.

예산과 일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업체는 제안서를 쓸 수 없고, 담당자는 내부 보고를 할 수 없고, 프로젝트는 시작되지 못한 채 표류한다.


6. 리뉴얼 후 누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많은 기업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끝”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홈페이지는 만드는 것보다 운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잘 만든 사이트도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6개월 후에는 낡은 사이트가 된다.

리뉴얼 후 누가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것인가? 담당자가 직접 할 수 있는 구조인가, 아니면 매번 외부 업체에 의뢰해야 하는가? 뉴스나 공지사항은 얼마나 자주 올릴 것인가? 블로그나 뉴스룸 같은 콘텐츠 섹션을 운영할 계획인가?

이런 질문에 답이 없으면, 홈페이지는 또다시 정적인 브로셔로 전락한다. 반면 운영 계획이 명확한 기업은 CMS 선택부터 다르다. 담당자가 쉽게 수정할 수 있는 도구를 선택하고, 콘텐츠 업데이트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필요하면 외부 에이전시와 유지보수 계약을 맺는다.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블로그는 개발자가 직접 글을 쓰고 배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 명확한 운영 계획이 있었기에, 블로그는 살아있는 채널로 기능한다.


7. 벤치마크는 왜 좋은지 설명할 수 있는가

레퍼런스 사이트를 모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사이트 디자인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그 사이트가 좋은지, 우리 상황에도 적합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벤치마크는 디자인뿐 아니라 구조, 콘텐츠 전략, 사용자 경험을 포함한다. “이 사이트는 메인에서 핵심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다”, “이 사이트는 모바일에서 메뉴 구조가 직관적이다”, “이 사이트는 검색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 — 이런 관찰이 쌓여야 우리 사이트의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다.

단순히 “애플 홈페이지처럼 만들어주세요”라고 하면, 업체는 애플 스타일의 디자인만 모방한다. 하지만 애플 홈페이지가 왜 효과적인지 — 극도로 단순한 메시지, 제품 중심 구조, 시각적 임팩트 — 를 이해하고 “우리도 메시지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잡으면, 훨씬 의미 있는 사이트가 나온다.


이 모든 것이 정리되면

업체와의 첫 미팅은 완전히 달라진다. “홈페이지 만들어주세요”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목적으로, 이런 타겟을 대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려 합니다. 예산은 이 정도이고, 일정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업체는 일반적인 제안이 아니라, 우리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제안을 할 수 있다. 프로젝트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진행되고, 중간에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 완성된 사이트는 “뭔가 아쉽다”가 아니라 “이게 우리가 원했던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의 성공은 좋은 업체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금 우리 회사 홈페이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가요?

만약 지금 홈페이지 리뉴얼을 검토 중이라면, 업체 포트폴리오를 보기 전에 위 질문들을 먼저 정리해보길 권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실 전면 리뉴얼이 아니라 부분 개선만 필요하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설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프로젝트는 이미 절반 성공한 것이다.

스튜디오 파티클은 기업 뉴스룸과 브랜드 웹사이트 구축에서 10년간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함께 일해왔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화려한 디자인 시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위 질문들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다. 그 정리가 명확해질 때, 비로소 의미 있는 홈페이지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회사 홈페이지 구조를 점검하고 싶다면,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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